한국문학방송(DSB) 문인글방

여자의 마음
                             차영섭
1. 음양에 대하여
   태극은 음과 양을 낳는다.
   음양은 서로 부족해서 서로를 끌어당긴다.
   이것이 음과 양 사이에서 일어나는 운동의 시작이요
   이 운동으로 말미암아 변화하고, 생멸하며, 생사가 이루어진다.
   음양은 차이로 존재하며 물이 높은 데서 낮은 데로 흐르듯
   조화와 질서로 우주 만물이 역(易)한다.
   음은 내성적, 수동적, 소극적, 안정, 현실지향, 부드러움, 차가움, 밤 등의
   성질이 있고, 양은 외향적, 능동적, 적극적, 모험, 행동지향, 따뜻함, 낮 등의
   성질을 지니고 있다. 계절은 차가움과 따뜻한 기온의 조합으로 이뤄지고
   모든 만물은 음과 양의 조합으로 부족함에서 완전함으로 그 성질이 변화한다.
   음은 양을 낳음으로 양에 대하여 모성애를 가진다.
   양이나 음이나 그 안에는 양과 음의 성질이 공존한다. 이것은 마치 기계와
   윤활유의 관계와 같으며, 조개나 소라가 딱딱한 껍데기 안에 부드러운
   알맹이를 포함하고 있는 거나 같다.
   음은 외유내강 하고, 양은 내유외강 한다.
   음양이 서로 원활한 관계를 형성하는 것이 본질이지, 천연기념물이나
   모태솔로적 행동은 바람직하지 못하다.

2. 여자에 대하여
   남자와 여자가 서로 잘 맞아야 행복하다. 그렇지 아니하면 싸우던지 이별해야 한다.
   서로의 성질을 깨닫고 차이를 인정하며 서로 돕는다면 불협화음이 없어
   모든 것이 순조롭게 풀린다.
   여자의 속마음은 대략 이러하다.
   가벼운 남자보다 무거운 남자를 좋아한다.
   반대화법을 구사하면서 간접표현으로 자기를 이해하기를 기대한다.
   ‘괜찮다’고 해도 괜찮지 않을 경우가 있고, ‘아무것도 아냐’라고 말했다고
   가만히 있으면 아니 된다. ‘미안해’라고 말하면 남자가 ‘미안해’라고 말해주기를
   바라고, 상대의 고백을 즐긴다. 겉으로 ‘예’라고 했어도 속으론 ‘아닌데’라고
   생각한다. 사랑 앞에서 용기 있는 남자를 선호하고, 때론 지나치게 적극적인
   것을 경계한다. 강 낚시를 하듯 당겼다 풀었다 반복해야 물린다. ‘당분간
   연락하지 말라’고 했다고 연락 안 하면 못난이 취급 받는다.
   너무 착실해도 답답해하고, 너무 사교적이어도 바람둥이 느낌을 준다.
   말로 다투는 경우가 허다하니 듣는 인내가 필요하고 여자를 인정해 주고
   편들어 주면 현명하단 말을 듣게 된다.
   집안일을 함께 하고 심부름으로 도와야 한다. 집안일에도 남자가 할 일이 있다.
   야채 다듬기, 양파나 마늘 껍질 벗기기, 청소하기, 설거지하기, 아이하고 놀기,
   시장 보기, 무거운 거 들어주기 등 참 많다.
   다투면 먼저 풀어 주라. 그리고 관심의 끈을 놓지 마라. 무관심으로 돌아서면
   큰 일이 벌어진다. 한 번 끊어진 정이란 끈을 잊기엔 여간 어려운 게 아니다.
   여자의 생각은 남자와 근본적으로 다르다는 것을 잊어서는 아니 된다. 다르기
   때문에 우주가 돌아가는 것이다.
   여자는 아주 작은 것에서 아주 큰 결심을 한다. 남자가 두 여자를 저울질하는 것을
   싫어한다. 이건 자존심을 건드리는 행위다. 남자는 두 여자의
   가운데 서지 마라. 남녀 사이에서의 시선은 그리움의 표현이다. 남자의 행동은
   여자의 이해 범위 내에서 이뤄져야 한다. 여자는 남자의 뒷모습만 보고도
   자기를 얼마나 좋아하는지를 안다. 여자의 텔레파시는 우월하다.
   진실하면서 책임감이 강한 남자에 눈길이 간다. 거만 떠는 남자를 싫어한다.
   여자는 믿음으로 반한다. 육합(동서남북상하)으로 훑어보고 믿음을 결정한다.
   남자는 급하게 결정하지 말고 시간을 가지고 기다려라. 여자는 속을 쉽게
   드러내지 않는다.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 하면 한 마리도 못 잡는다는
   속담이 있다.

3. 다시 정리하면
   여자의 속마음을 알려고 하지 마라. 나의 속마음을 아름답게 드러내라.
   묵묵히 포기하지 말고 서둘지도 말고 한결 같아라. 열 번 찍어 안
   넘어가는 나무 없다. 그리움이나 추억거리를 만들어라. 여자는 좋은 것도
   나쁜 것도 자꾸자꾸 되씹어 본다. 여자는 체질상 변덕이 있다.
   기상이 변하듯 하니 가만히 지켜보라. 조금씩 다가가서 다독거려 주라.
   꽃이 피듯이 봄을 맞이하여 입가에 미소를 띠울 테니까.
   가정의 평화와 안녕이 여기서 비롯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