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학방송(DSB) 문인글방

아버지도 없는 집에 있지 말고 오라고, 비행기 표를 보내주며 오라고 하는 딸아이의 간청에 못 이기어 택사스로 왔다. 비행기 안에서 혼자 떠나는 여행은 생각의 집에 들어가 좀처럼 나올 수가 없어서 밤새도록 집을 짓다가 허물어 버리다가 다시 모래성을 쌓기도 하는 과정을 씨름을 하다가 부스스한 얼굴로 딸을 만나지 엄마의 얼굴이 말이 아닌지, 엄마 얼굴이 많이 변했네. 한다. 그러게, 하면서도 그렇게 말해 주는 딸아이의 아량에 섭섭한 마음이다. 그렇게 말 안 해도, 이미 폭삭 늙어 버린 것을, 두 달 동안 하늘나라로 떠나 보낸 남편이, 내 탓 같아 속이 상하고 슬픈 마음을, 보는 사람마다 다 죽게 되었네. 잘 먹고 살아, 하면은, 그럼요 하지만 어디 그런가. 예수 믿지만, 둘째 아들 녀석이 부인과 헤어지면서 엄마 삼재래요 하고 , 며느리의 할머니가 돌아가시고 두 삼촌이 중풍에 거동이 불편함을 다 그놈의 삼재 탓인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요즈음 하게 되었다. 믿는 사람이 그런 생각을 해, 하였지만. 한집에 세 사람이 삼재라고 하니, 우리 집에서 띠로는 남편이 제일 작은 동물이다, 다 큰 짐승이고, 남편과 작은 며느리만 작은 동물이라서 그래서 남편은 하늘나라 가시었고, 둘째 며느리는 아들과 남남이 되었나 싶어진다.
남편은 좀 더 살 수 있는 것을 나 때문에 먼저 가시었나 생각을 하면서, 가슴이 시리고 저리었다. 오기 전에 남편 산소에 가서, 여보 딸네 집에 다녀와요 하였지만, 갑장 친구가 하는 말이 죽으면 끝이야 하며, 서러워하는 것이 눈에 선하다, 그렁저렁 생각이 생각의 집에 가득차서 잠이 오지 않아서 인터넷만 뒤지었다. 평소에 남편은 사랑해요 하는 말을 하루에도 두어 번씩 하는 사람이라, 그게 행복인줄 모르고 살았는데, 한국 남자들은 그런 말을 쑥스러워 못한다고 한다. 자네는 행복하게 살았네. 하는 소리를 많이 들었지만 어디 살아 있는 것만 한가, 한동안 새벽마다 하나님에게 물었다. 왜 데려 가셨나요. 인사 할 시간조차 주시지 않으신 것 무슨 뜻인가요. 하고, 원망을 많이도 했다. 그런 생각이 자꾸만 고만 살까 하는 생각까지 하게 만들었다, 딸아이는 의사이다, 아마도 엄마가 그렇게 마음먹을 것 같다 생각했는지, 하도 오라고 성화를 대어 왔지만 별로 흥미 가질 것이 없는 것 같다.
   오기 전에 전화를 해서 확인하고, 떠나는 날도 오는 거지, 확인하고, 휴스 톤 공항에 내리니, 전화를 하더니 기다린다고 한다. 그 아이에게 엄마가 몇점 짜리나 되니 물어보니 한참 생각하더니 엄마 나 대학 시험에 엣세이를 우리엄를 썼는데 하였다, 우리 엄마는 어떤 엄마라고 썼는데 물으니, 우리엄마는 부지런하고, 열심이고, 글도 많이 읽고, 등등이라고 하는데, 자상하고 상냥한 엄마는 아닌 것 같다. 그런대로 만족하고, 다른 아이들한테는 안물어 보았다. 이 딸아이 만큼도 점수가 안나오면 슬플 것 같아서 이다. 딸아이도 중년이니, 늙었다. 지난번 아버지 장례 식 때 보니, 주름살이 있는 것 같구나 했더니, 인터넷을 뒤져서 열심히 무얼 발랐는지 좀 팽팽하다, 여자는 가꾸어야 하나 보다, 딸아이 대답이 나 좋은 화장품 바르고 있어 하면서 표정이 해 맑다.
   택사스는 작년에 와 보았다. 작년에는 세 들어 살더니 올해는 집을 샀다고, 아버지하고 한번 다녀가라고 하는 걸 사양하고, 안간 것이 후회가 된다, 마지막 여행이 될 텐데 한번 다녀 올 걸 하는 아쉬움이 사무친다. 딸 집이 상당히 크다, 집이 크네 하니, 여기는 다 이런 집이야 한다. 하와이 같으면 일억 하고도 칠천 만원을 갈 것 같다. 그리하여도 하와이 집은 넓지 않고 자그만하다. 엄마 여기 아파트도 연이네 집보다 더 커, 한다. 작은 딸 집이나 큰 딸아이 집값이 거의 같다. 큰 딸집은 방이 다섯 개, 넓은 마당 앞으로는 연못이 있어 아침에 일어나니 연못으로 물안개가 하얗게 피어나고 있었다. 물오리 한마리가 수영을 하는 모습이 처량하게 보이는 것이 내가 남편 없는 탓인가 싶기도 하다. 전원 주택 들이 줄비하게 연못가로 들어섰다.
    밤새 시달림으로 몇 시간을 자고 일어나니, 한밤 중이다. 자꾸 이상한 꿈만 꾸어, 사위가 힌두교라서 그런가 싶어 찬송을 열 다섯 곡을 부르고, 성경을 야고보서를 다 읽고 , 기도를 한 시간을 하고 나니, 밤 2시가 되었다. 다시 잠을 청하여 아침까지 잤다. 하와이 있으면 새벽 네 시에 일어나서 새벽기도 간다고 설칠 것인데. 편하기는 하다. 새벽에 넉넉히 자는 것도 행복이다 싶다. 평생을 해 온, 새벽기도를 남편 없다고 안갈 것인가. 우리 인생 한치 앞을 모르는데. 하루를 시작하기 전에 하나님 앞에 오늘 하루를 주님 앞에 맡깁니다. 하면 든든하지 않는가. 자녀들도 주님 돌보아 주세요. 하고, 우리교회, 우리나라 대통령도 한국에 꼭 필요한 사람이 되게 해 주세요 했다. 나는 오버마가 아니라 공화당을 찍었는데, 교회 목사님 설교에 내가 찍어준 분이 대통령이 안 되어도 섭섭하게 생각하지 말아요, 누가 되든 나라를 이끌어 갈 분은 하나님이 십니다 하시었다.
    기도 하는 것은 내가 연약하니까, 어디 기댈 데가 없으니까, 그리하면 든든하니까, 그날 아침에 남편은 세시 반에 일어나 성경 한 장을 쓰고, 새벽기도에 같이 갔다오고, 다녀 올게, 하고 일을 가신 분이 열시에 운명 하셨습니다, 전화를 받았다. 한치 앞을 모르는 우리 네 인생을, 기도 안하고 어찌 살아 가리오. 아침에 일어나서 앞뒤로 돌아 다니면서 화분에 물을 주고, 나무를 가즈런히 잘라 주고, 이사 온지 일년이 되어도 어수하여 이것 저것 정돈을 하느라고 분주하게 보내니 노곤하다. 넉넉한 마음이다. 잡다한 생각들이 잊어 진다.
    우리 마음 속에 집은 내 생각대로 짓는 집이니, 내가 행복을 넣을 수도 있고, 슬픈 노래를 부를 수도 있고, 불평도 넣을 수도, 짜증도 넣어 두어도, 그들은 서로 어깨를 부비며 함께 공존하니, 무엇으로 넣고 사는 가에, 내 살아가는 모습이며, 나만의 향이 나오는 것을, 사는 날까지 고운 향으로 남아, 지길 바라는 마음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