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을 알던 사람이 오늘 하늘나라로 갔다고 알려 왔다. 이런 저런 인연으로 만나고 같이 공유한 시간을 돌아보았다. 돌아보니 추억이 할 만한 시간들이 없었다.
그 긴 시간 속에 그녀와 Macy에 같이 갔었고, 우체국에도 갔었고, 교회 예배당에서도 나란히 같이 앉아 예배시간을 공유하기도 한 사람, 그녀는 차가 없었다.
그녀는 한 번도 버스를 타 본 적 없는 사람이다. 그렇다고 걸어 다니는 사람이 아니다. 누군가의 도움으로 활동을 잘한 사람이다. 그러기에 그녀와 만나는 날은 각오를 해야 한다. 우체국으로부터, 알라 모아나 샤핑센터로, 전기요금 내는 사무실로 다녀온다. 그리고 점심은 내가 사준다. 한 번도 점심을 얻어먹은 적이 없다. 이점은 누구에게나 공통점이다. 자질구레한 일을 하고 집에 오면 오늘 또 당했네 하게 되는 마음이다. 즐겁고 기쁘지 않은 일을 한 기분이다.
그녀를 따라 Macy에 가면 점원들은 그녀에게 깍듯이 인사를 한다. 모르는 사람이 없다. 그녀와 같이 다녀서 나도 Macy가 한 눈에 들어오는 식견을 가지게 되었다.
이민 와서 여섯 식구가 아이 넷을 공부 시킨다고 그런 고급 마켓에는 가보지 못한 나는 황홀했다. 겨우 살베숀 아미나, 세이버에 가서 2불 3불짜리 사 입는 주제니 말이다, 그리하여도 행복했던 시간들이고 추억이고 간직 하고 싶은
시간들이었다. 그녀는 초대 받아 가면 입을 옷이 없다고 메이시에 가서 카드로 근사한 옷을 사서 입고 그 다음날 리턴 한다. 그렇게 하라고 가르쳐 준다, 간이 조려서 나는 그런 일을 한 번도 못했다.
화려하고 황홀 할 만큼 멋쟁이다. 모자를 쓰고 나가거니 화려한 선글라스를 쓰고 나가면 그녀는 멋쟁이다. 부러움을 한 몸에 받는다. 한국서 목사님 사이에 이곳을 방문하면 그녀를 찾으라는 통설이 있다. 유명한 목사님들과 같이 식사를 하고, 같이 다니고. 그러다가 기독교 방송을 하게 되었다. 컴맹인 그녀가 다른 사람의 도움으로 3년을 하더니 이제는 그 방면에 베테랑이 되어 혼자서 방송을 3년 하다가 방송 채널 비를 못 내서 고만 두게 되었다.
방송을 하면서 자주 한국에 나가서 선교 비를 얻어다 방송을 하면서 바쁘게 보내다가 그만 두고는 다시 재개를 한다고 여러 설이 있었지만 낭설이었다. 그런 후에도 자주 만나서 점심을 같이 하고 메이시를 같이 가고 메디케어를 만들고, 이런저런 일로 같이 다녔다. 친하다는 소문이 날정도이지만 헤어지고 집에 오면 사르르 빠져나가는 넉넉지 않은 마음은 무얼까,
오늘 아침에 6시 반에 이원장이 그녀가 하늘나라로 갔다는 알려 주는 말은 당연한 소리로 들린다. 10월 2일에 이곳을 떠나 캘리포니아로 갔다. 남산만한 배를 안고 (난소암 말기) 가지고 널싱 홈에서 하스피스로 들어가기 싫다고 친구네 집으로 간다는 그녀를 병원에서 말리다 보내 주었다. 10월1일 2일 2일간 그의 집을 정리 하면서 많은 교훈을 받았다. 방안 전체가 그녀의 화려한 옷이다, 안 입어본 옷도 많았다. 돌아오면 입는다고 20박스를 친구네 집에 맡기는 일을 했다. 그녀가 어떻게 살았나 한 눈으로 들여다보게 되었다. 옷 입는 것 밖에는 없다는 것을 보게 되었다. 그렇게 이틀 동안 방을 정리하였다 같이 정리한 코너스콘 교회 사모님은 방 정리를 같이 하면서 시종 일관 미소를 잃지 않고 밤늦도록 집정리를 같이 했다. 그리고 다음날 목사님이 비행장에 모셔다 드렸다.
그녀가 떠난 후 잘 있나 궁금하여 카-톡을 두 번 해도 대답이 없어서 하늘나라 가셨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며칠 전에 카일루아 하스피스에 들어갔다 하는 말을 듣고, 오늘 아침에 소천을 했다는 것이다.
돌아보면 그 많은 시간을 공유하고 같이 한 시간이 많은데 그녀와의 추억이 없는지 하는 마음이 들었다. 오늘 스파에서 문인을 만나서 그녀 애기가 나와서 나는 그녀와 20년을 알았는데 왜 추억이 없는지 모른다 말하니 그녀가 싸움도 추억이어요. 하고 생글 생글 웃는다. 내가 이 땅에서 사라지면 누군가 나를 추억 하는 사람이 있을 것인가 하는 말을 했다.
자칭 방송인이라는 그녀는 자식도 없고 남편도 없이 외롭게 혼자 살면서 추억을 만들었을까 하는 마음이 온다. 함석헌옹의 “그대 이런 친구를 가졌는가” 하는 시가 있다. “그대 추억 할 만 한 친구 가졌는가” 물어온다. 스파에서 수영을 하면서 문우에게 추억 만들은 사람 있어요. 물었다. 글쎄요, 생각해 보아야 겠어요. 말한다.
매년 장례식에 참석하여 관에 누어있는 사람을 얼굴을 본다. 관에 누워있는 사람의 얼굴 보면서 편안한 모습과, 억울하다 모습과, 험악하게 살았소, 하는 모습과 천사 같은 모습을 보게 된다.
추억을 만들어 놓고 가는 사람은 이 땅에서 잘 살았소 하고 천국을 갔다고 본다. 억울하다는 표정은 아니야 억울해 지금 가면 안 되하고 붙잡다 놓지 못하고 간 얼굴일 것 그런 사람이 추억을 만들 마음이 있었을까 생각했다.
이번에 안 국장의 부음을 듣고 많은 것을 깨달았다. 베푼 것만 가지고 가는 것을, 사랑을 공유한 것만 추억이 되는 것을, 희생 없이는 추억이 안 되는 것을. 그녀를 위해 잠시 묵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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