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간에 색깔 입히기
심상옥 도예에세이 / 소소리 刊
1982년의『그리고 만남』을 엮은 이후, 나의 도예인생을 정리 해 본 것들로 일곱 번째 수필집이자, 세 번째 도예에세이이다. 여기에 묶인 글들은 1975년 11월 부산로터리화랑에서 제1회 심상옥도예전을 시작으로, 이후 17회 개인전과 30회 이상의 그룹전에 걸쳐 있는 글들이다. 문단에 입문한 지 벌써 30년이란 세월 속에서 도예와 함께해 온 시간들을 떠올려보며 다병(茶瓶)이란 테마로 도예에세이를 엮었다.
다화(茶花)는 차를 마시면서 꽃을 바라보는 것인데, 꽃 한 송이에 마음을 쏟는 모습에 의미를 붙인다. 생활환경이 달라진 오늘의 시점에서, 현대감각에 바탕을 둔 다병을 연구하고 싶었다. 문화의 특수성과 보편성을 함께 찾는 예술을 지향하기 위해, 잊히기 쉬운 고유미를 재발견함과 동시에 다병의 아름다움도 찾고 싶었다.
다병은 흙을 소재로 하며 공간을 구성하고 연출하는 예술이다. 더욱이 조형도예는 볼륨이라는 공간과 융합되는 것이다. 나에게 있어서 다병은 고정개념을 지닌다. 그것은 평면적인 것이다. 그 평면성에 변회를 주는 끝없는 작업이 기다리고 있다.
― 심상옥, 책머리글 <책을 내면서> 중에서
작품의 도처에서 발견되는 그의 문장과 그 어법은 이 작가가 의존해서 풀어가는 수순을 그 특유의 방법들로 터득해 절로 해석이 가능하도록 해주고 있다.
그렇다면 독자인 우리는 이 작가의 개성이 강한 그의 주장에 대하여 수긍보다 앞서 단순의 고백에도 그 나름의 구조미학에 절로 휩쓸려 들게 된다는 사실이다.
남보다 달리 보고 남보다 다르게 살며 그 삶조차 또 달리 해석한다면 드라마틱하다고 할 수 있다. 쉬운 자의의 속임수가 갖지 못하는 예술적 창의성을 강조하면 바로 격(格)이 된다. 이 격은 관조와 연관되고 잡스러움을 없애준다. 뚜렷한 주제의식은 이 작가의 장점이기도 하다. 이에 앞서 사색이 그 속을 메운 것 은 관조의 문학이 아니될 수 없다.
한 마디로 이 작가의 이번 도예 작품집은 그림과 함께 문학으로써 좋은 반향을 얻으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 성춘복(시인. 전 한국문인협회 이사장), 심상옥의 작품세계 <작가의식과 수필의 격> 중에서
항아리와 병과 그릇이 주가 되어 있는 이번 작품의 성형에 있어서는 틀에 박힌 전통적인 단정한 형체의 되풀이가 아닌 대담하고 기발한 성형 방법에 의하여 물레 작업으로 돌려 올린 기본 형체를 누르고 구부리고 찌그러뜨리고 구멍을 뚫고 하는 창조적인 변형법을 시도하였다. 더러는 여체의 움직임을 연상케 하는 형태 등 다양한 조형성을 나타내고 있다.
전통 도자기에서 말하는 소위 문양도 여기서는 조형의 기본이 되는 점과 선에 의한 추상 표현이 주가 되어 있고 간결 명쾌한 기하 형체를 음각의 형식으로 표면을 처리하여 작가의 현대적인 조형 감각과 표현 능력을 보여 주고 있다.
― 염태진(부산산업대 교수), 심상옥의 작품세계 <창조적 변형법을 시도-심상옥 도예전을 보고> 중에서
- 차 례 -
책을 내면서
1. 가마 속에서 들끓는 설렘
공간 결합
대화의 나눔
상상 속의 과정
따뜻한 오후 한나절
시간을 담은 흙
나눔의 시간들
하루의 즐거운 휴식
현실을 넘어서
끊임없는 설레임
시간의 흐름 속에서
2. 움직이는 그릇 굽기
조화의 순간
조용한 그곳에
이어지는 환상
현대를 사는 인간
꿈꾸는 검은 신들
시간 속의 생(生)
빛의 흐름 속에
가을 이야기 속으로
도시의 그림자
잃어버린 꿈을 위하여
3. 시간이 흐르는 짜임새로
흔들리는 마음
어떤 날
잠깐 동안의 설레임
시대를 넘어서
뒷모습
자화상 앞에서
생각의 눈
자연 속의 나눔
일상 속의 날카로움
도자기 인형을 찾아서
4. 싱상옥의 작품세계
작가의식과 수필의 격(格)_성춘복
창조적 변형법을 시도_염태진
연보
[2012.09.25 초판발행. 208페이지. 정가 1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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