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학방송(DSB) : 앙리 뒤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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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04월13일 13시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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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리 뒤낭


앙리 뒤낭 
안문길 편저 / 문학공원 刊

  언제나 그런 생각을 갖고 있지만 세상을 살면서 나에게 부딪히는 일들은 전혀 생각지도 못했거나 예상을 벗어난 것들이 대부분이다. 그동안 나를 스치고 지나간 인물들이라면 혜초 스님이거나 세종대왕이거나 이태종이거나 아니면 그리스 로마의 신들이며 또는 이집트의 파라호 등이었다. 그런데 이번에 갑자기 다가온 것은 왕도 귀족도 학문도 높은 학자도 돈 많은 사업가도 아닌 평범한 노인이었다. 나는 늙고 초라한 노인에게 물었다. “무엇을 원 하십니까?” 노인은 말없이 자신을 따라오라고 손가락으로 나를 불렀다. 노인이 안내한 곳은 프랑스군과 오스트리아군이 한창 전쟁을 벌이고 있는 솔페리노의 전쟁터였다. 나는 아비규환의 마당에서 무수한 시체와 팔다리가 잘려나간 부상벙과 머리가 깨져 피를 흘리며 죽어가는 부상병을 보았으며 그들이 지르는 단말마의 비명을 들었다. 여기에서 가슴 아프게 느낀 것은 인간을 결코 존엄스러운 존재가 아니라는 것을 확인한 것이었다. 그러나 노인은 아무렇지도 않은 듯 부상병들의 상처를 감싸주고, 흐르는 피를 닦아주고, 죽어가는 병사들의 눈을 감겨주며 동서분주 땀을 흘리고 있었다. 노인은 또 보오전쟁과 보불전쟁 그리고 프랑스혁명의 피비린내 나는 현장으로 나를 끌고 다녔다.
  “무엇을 원하십니까?” 나는 노인에게 또 물었다. 그러나 노인은 아무런 대답이 없이 그 전쟁터에서도 자신을 돌아보지 않고 죽음에 허덕이는 사람들을 돌보기 위해 혼신의 힘을 기울이고 있었다. 나는 멍하니 방관자적인 자세로 이 이방인 노인의 하는 행동을 지켜보고 있을 뿐이었다. 나의 생각과 행동은 노인의 하는 일이 이해한다거나 그가 생각하고 있는 일을 넘겨다볼 예지를 갖추고 있지 못하고 있었다. 전쟁이 끝나자 전쟁터를 벗어난 노인은 유럽 전역을 돌아다니며 부지런히 무언가 계획을 꾸미고 있었다. 그러다가 어느 날 방에 들어 박혀 집필에 열중하다가 갑자기 몸과 마음이 지쳤는지 프랑스 파리의 빈민가 뒷골목에 들어가 두문불출 잠적하고 모습을 나타내지 않았다. 그 후 나는 알프스 산 아래 하이든의 한 병원에서 요양하고 있다는 노인의 소식을 들었을 뿐이었다.
  어느 날 대한적십자사 인도법 연구소 김명호 소장이 이렇게 말했다.
  “그분이 돌아가신지 백년이 되었는데 그분을 기념하기 위해 그 분의 일대기를 책으로 내고 싶습니다. 쓰실 수 있으시겠습니까?”
  나와는 아무런 관계가 없을 것 같은 백년 전의, 아무런 인연도 없을 것 같은 이국의 노인. 그의 일대기를?
  글을 쓰는 것이 사명인 나는 우연처럼 다가온 필연이 내가 짊어져야할 운명임을 절감하고 책상 앞에 앉았다.
  く적십자의 창시자, 제1회 노벨평화상 수상자. 앙리 뒤낭>
  나는 또 다시 노인의 뒤를 쫓아 솔페리노의 전장과 보오전장, 보불전장, 유럽 전역을 뛰어다녀야 했다.
  ‘무엇을 원하냐고?’ 노인이 나에게 반문하였다.

안문길, 책머리글 <작가의 말>


         - 차    례 -

1. 뒤낭의 어린 시절
2. 고아원을 방문하다
3. 조기교육
4. 사랑의 돌격대와 YMCA운동
5. 알제리로 가다
6. 황제를 만나러
7. 전쟁의 참상
8. 부상병을 돌보다
9. 황제를 만나다
10. 전쟁 후 3년 간
11. 솔페리노의 회상
12. 솔페리노의 회상에 대한 반응
13. 5인 위원회
14. 유럽 여행
15. 적십자 탄생
16. 제1차 제네바 협약
17. 보오전쟁
18. 파산과 떠돌이 생활
19. 보불전쟁에 뛰어 들다
20. 혁명의 소용돌이에서
21. 잊혀지다
22. 스위스로 돌아오다
23. 앙리 뒤낭, 다시 세상에 알려지다
24. 제1회 노벨 평화상
25. 뒤낭이 남기고 간 것

앙리뒤낭 연보

[2012.07.11 초판발행. 231쪽. 정가 1만원]




[ 조회수 2,665 ] [추천수 2]
 
안문길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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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무월 (dsb@hanmail.net)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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