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의 회오리
손정모 장편소설 / 청어 刊
일본, 중국, 러시아는 10,000km가 넘는 사거리의 유도탄을 보유하고 있다. 그런데 한국은 2012년에 겨우 800km의 미사일 사거리를 확보했다. 주변국들과는 대조적인 사거리가 우방국이라는 국가의 영향력에 의해 조절되는 현실이다. 요동에서 중국의 중원冲願을 노려보던 고구려의 기상은 어디로 간 것일까? 정예병으로서 나당 전쟁에서 중국을 물리친 신라의 위세는 어디로 사라졌는가? 나로호 발사의 성공은 국력 성장의 새로운 전환점이 되리라 여겨진다.
현대의 과학 수준은 대단히 향상되었다. 단층 촬영기나 자기 공명 영상기로 인체를 샅샅이 들여다보게 되었다. 지구의 구조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탄성파로 지구 내부를 들여다보며 인공적으로 마그마(magma)를 만들기에 이르렀다. 하와이를 이루는 132개의 섬이 모두 암장(magma)이 치솟아 만들어졌다. 화산섬의 생성에 대한 체계적인 연구는 인공 지진과 관련이 된다.
여기서는 현대인이라면 누구든 이해할 만한 수준으로 글을 썼다. 과학이 과학자들만의 전유물이 아니라는 관점 때문이다. 문학은 어떤 영역에서도 독자들에게 충분한 친화력을 제공하는 매체다. 따라서 독자들에게 새로운 영역을 소개하는 몫도 작가의 역할이라 여긴다.
군더더기 같지만 명시할 필요가 있어서 밝힌다. 소설의 세계는 가상의 공간을 그려낸다. 가상의 공간이지만 ‘실제와 매우 흡사한 공간’을 작가가 조명한다. 시실성을 높이려는 차원에서 현존하는 실존 관공서의 명칭이 사용된다. 소설의 갈등 구조를 나타내려고 국가 기관들끼리의 알력이 일부에 제시된다. 갈등 구조란 작품의 주제를 극대화하려는 서사 기법 중의 하나이다. 단지 그것일 따름이다. 추호도 문학 이외의 다른 의도는 없음을 작가의 양심으로 밝힌다.
― 손정모, 책머리글 <작가의 말> 중에서
이 소설은 '백상환'이라는 천재적인 청년 지질학자의 성장과 연구 성과, 그 활동을 기본 골격으로 광대한 중국 대륙과 일본, 미국까지를 배경으로 국제적인 음모와 투쟁, 남녀의 애틋한 사랑이 어우러진 한 편의 극적인 서사물이다.
오늘날 한국 소설이 거의 읽히지 않고 있다는 우울한 소식은 사실이다. 한국 소설사가 그간 지나치게 단편소설 위주로 정착되어 오면서 점차 소설의 골격이었던 서사 상실의 모습을 보이게 된 것도 그 이유의 하나가 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우리 문단의 한국 단편소설들이 지나친 인적 정서에 함몰되고, 제대로 검증되지 않은 몇 가지 실험성이 가미되면서 현재의 한국 소설은 따분하고 재미없는 장르라는 생각이 고착되지 않았는지 모르겠다.
이러한 오늘의 한국 소설에 대한 진단에 일종의 시위로 작가가 이 소설을 기획했는지는 알 수 없다.
『비상의 회오리』는 우선 작품을 손에 들면 중단하기가 쉽지 않게 재미 있다. 사건은 또 다른 사건들을 끊임 없이 물고 와서 이러한 서술 방식은 소설이 상상력의 극대화와 재미있는 서사물이라는 전제 위에서 끊임없이 이어져 쉽게 독자가 독서를 중단하지 못하게 한다.
이러한 재미있다는 특성이 이 소설의 가장 큰 장점이다. 또한 『and then, and then…』이라는 소설의 출발 기저를 생각해본다면 이 소설 구성의 담대한 생략과 비약, 혹은 시간 구성상에서의 직선적 구성 역시 작가의 고집스러운 계산된 작업인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 유금호(소설가, 목포대 명예교수, 문학박사), 평설 <상상력의 확충과 서사적 재미의 복원> 중에서
- 차 례 -
1. 자욱한 안개
2. 수련의 세월
3. 수궁도 노인
4. 지질학 황제
5. 태극의 탐사
6. 대청호 산책
7. 하이난 송도
8. 봉황서 여인
9. 호반의 풍정
10. 천룡회 결성
11. 숙명적 대결
12. 대국적 관점
평설 | 상상력의 확충과 서사적 재미의 복원_유금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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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10.30 발행. 328쪽. 정가 13,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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