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학방송(DSB) : 이유식의 문단 비화(8)-김정한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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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08월07일 22시3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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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식의 문단 비화(8)-김정한 편
(원제)요산(樂山) 김정한의 그 한마디

[이유식]

요산(樂山) 김정한 선생은 대학 시절의 은사다. 나는 58년도에 부산대학 영어 영문학과에 입학했다. 그 당시 선생은 국문과 교수로 계셨는데 1학년 2학기 국문
▲ 이유식 평론가
과와 영문과 합반의 ‘문학개론’ 시간에 처음 뵙게 되었다. 

일찍이 조선일보에 당선된 소설가라는 것과, 현재는 절필하고 있으며, 부산일보사 비상임 논설위원으로 사설을 쓰고 있다는 이야기를 급우들을 통해 전해 들었다. 

국문과 학생들의 이야기로는 성격이 대쪽같고 또 고집도 있어 별명으로 ‘대작대기’, ‘불뚝고집’이라 부른다는 것이다. 그후 이병기ㆍ백철 공저인 『국문학 전사』를 보게 되었는데 우연히 그분에 대해 언급한 부분이 두세 줄 있는 것을 발견하고는 생존인물이 문학사에 언급되어 있다 싶으니 퍽 대단한 분으로 보였다.

고등학교 시절에 나는 열렬한 문학지망생은 아니었다. 그저 책읽기만 좋아했다. 대학에 와서도 많은 독서를 했다. 1학년 2학기 초였다. 평론인지 무엇인지도 모르고 무작정 한 편의 글을 써보았다. 김동리의 단편 <바위>를 분석해본 글이었다. 

그 단편이 짧은 편인데 분석해 본 글이 50여 매 정도였으니 제법 심층분석을 했던 것이다. 그 당시는 구조주의니, 형식주의니 하는 비평이론이 소개된 적도 없어 거의 나의 본능적 비평감각에만 의존해본 글이었는데 결국 나중에 알았지만 그런 분석이었다.

글을 써 놓고 보여드릴까 말까 하고 있는 중에 선생에 관한 정보를 더 알아야겠다는생각에서 그분의 첫 창작집『낙일홍』을 구해 읽어도 보았다. 1956년도에나왔는데 데뷔 초기 4년간의 작품집이었다.

그 다음 용기를 내어 선생님의 강의가 있는 어느 날 점심시간을 이용해 연구실을 찾아가 직접 원고를 보여 드리고 강의실로 왔다. 바로 그날 강의실에서 강평을 해주셨다. 분량적으로 더 길게만 쓰면 석사학위 논문감이라니 그당시는 석사가 요즘 박사보다 귀한 시절인지라 그 한마디의 칭찬은 매우 고압적이었다. 우쭐한 기분으로 문학공부에 전력투구하게 된 계기가 되었다. 

그 뒤 61년도에 평론가로 데뷔하여 데뷔작이 실린 《현대문학》을 부산일보 논설위원실로 찾아가 직접 전해 드렸다. 축하와 함께 자기처럼 반짝하다 쉬지
말고 꾸준히 잘해보길 바란다는 충고도 해주었다. 이런 연분이 있었으니 요산선생은 나에게 문학 좁게는 평론에 눈을 뜨게 해주신 분이라 잊을 수 없다. 

그분이 66년 말에 26년간의 침묵을 깨뜨리고「모래톱 이야기」를 발표한 것을 보고 나는 무척 기뻐했다. 그 당시 나는 《현대문학》과 《세대》지에 월평을
쓰고 있었는데 작품수준도 수준이었지만 그분에게 진 빚을 갚을 수 있는 기회다 싶어 두 지면에서 내 능력의 한계까지 언급해 드렸는데 뒤에 들으니 퍽 만
족해 하시더라는 것이었다. 

그 후 그분은 많은 역작들을 발표해 문학사에 큰 족적을 남기시었는데 ‘낙동강의 파수꾼’인 양 장수를 하시면서 부산을 지키시다가 1996년에 돌아가셨다. 

서울과 부산이라는 거리도 거리이지만 개인사정도 있고 해서 장례식 참석은 물론 조전(弔電)도 쳐드리지 못했으니 얼마나 서운해 하셨을까 싶으니 지금도 부끄럽기 짝이 없다.

강의 중에 요산선생이 해주신 말씀이 하나 떠오른다. 사람은 태어나면서 ‘저항’을 하게끔 되어 있다는 것이다. 아이가 태어나면서 ‘응아’ 하고 우는 그것이 바로 주위환경에 대한 첫번째 ‘저항’이라는 것이다. 이런 논리를 가졌던 분이시니 그의 문학세계는 저항적인 요소가 다분할 수밖에 없었다 하겠다.

■ 이유식
문학평론가. 수필가

[미래문화신문 제14호(2009.10.20) 수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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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식 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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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무월 (dsb@hanmail.net)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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